많은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예술 작품들을 보면 미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때문에 감탄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 못지않게 흥미롭고 관심을 끄는 것이 그 예술가의 어린 시절과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라온 환경과 어린 시절 받았던 교육, 그리고 가족관계 등 많은 배경적인 요소들이 그 작가의 작품의 근간이 되고, 나아가 그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포스트에서는 Diane Arbus(다이앤 아버스) 사진작가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앞서 한 예술가의 과거와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작품과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그녀의 사진 작품과 그녀의 인생을 함께 보면 Diane Arbus라는 사진작가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Diane Arbus 어린 시절
Diane Arbus(다이앤 아버스)는 1923년 3월 14일 뉴욕,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뉴욕의 백화점을 소유한 덕분에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가정이었습니다. 뉴욕의 5번가에 위치한 Russek's이라는 백화점을 운영했던 부모님은 Diane의 향한 관심이 부족했거나 바쁜 일로 인해 부재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문에 그녀는 가정부와 보모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이어져 온 그런 환경이 그녀에게는 정서적인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Ethical Culture Fieldston School에서 학업을 마쳤고, 대학은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14살에 Russek's 백화점에서 일하던 남편 Allan Arbus를 만나 18세에 결혼을 했습니다. Allan은 당시 백화점 광고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결혼 후 Diane과 Allan은 사진작가로 전향을 해서 상업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합니다.
Diane Arbus와 Allan Arbus의 사진 스튜디오
Arbus 부부의 스튜디오는 재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Allan은 패션 사진 촬영 일을 했고, Diane은 주로 스튜디오 운영과 스타일리스트 업무를 맡아서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Diane은 자신의 업무와 상업 사진 작업의 단조로움을 느꼈고 이것은 진정한 예술적 표현이 불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는 Lisette Model의 사진 수업을 듣게 되었고 그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Model은 사진을 통해서 작가의 관점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법을 가르쳤고, Diane은 이때부터 더 깊고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진정한 예술적 표현이라고 느꼈습니다.
1956년에 Diane은 남편 Allan에게 상업 패션 사진을 그만두겠다고 얘기했고, 이때부터 이 둘 부부의 관계도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얼마 동안 Allan은 스튜디오 운영을 하며 배우로서의 시작을 겸했고, Diane은 독자적으로 본인의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1959년에 별거를 시작한 그들은 1969년에 이혼을 하며 그렇게 부부의 삶과 스튜디오는 끝이 났습니다.
Diane Arbus의 작품세계
Diane Arbus는 어린 시절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녀의 부모님으로부터 소외당하고 고립감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부유한 계층의 특권적인 환경에 대해 더욱 혐오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공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왕국은 혐오스러웠다'. 이러한 계기로 그녀는 본인이 스스로 어려움을 충분히 겪지 않았다고 느꼈고, 어려운 세상, 복잡한 세상을 직접 겪어보자는 욕구를 키워갔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회의 소외 계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삶과 감정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난쟁이, 서커스 공연자, 성 소수자, 누디스트 등 사회의 여러 소외된 집단을 촬영했습니다. Diane의 사진은 인간의 심리적 깊이와 그녀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했고, 외적인 모습이 아닌 사람들의 내면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을 촬영하며 일반적인 사회 관념에 맞서려 했고, 사회의 주류가 간과하거나 외면했던 인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새로운 관점으로 표현했습니다.
Diane은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설명하며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완벽함이 있다'와 같은 철학적인 말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녀는 '사진은 비밀에 대한 비밀이다. 많이 말할수록 더 모르게 된다.', '나는 의도한 사진을 한 번도 찍은 적이 없다. 항상 의도한 것보다 더 낫거나 더 나쁘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한 가지 방식으로 보이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방식으로 보인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어색함에서 작업한다. 그것은 내가 물건을 배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무언가 앞에 서면, 그것을 배열하는 대신 나 자신을 배열한다.' 등의 인상 깊은 말을 남겼습니다.
Diane Arbus 전시
1967년, 뉴욕 현대미술관, 'New Documents' (John Szarkowski 큐레이팅, Lee Friendlander, Garry Winogrand와 공동 참여)
1972년, 베니스 비엔날레, (이 전시에 최초의 미국 사진작가로 참여)
1972년, 뉴욕 현대미술관, 회고전
2003년, 뉴욕 현대미술관, 'Diane Arbus Revelations'
2016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Diane Arbus: in the Beginning'
등등..
Diane Arbus의 삶
그녀는 평생 동안 우울증을 겪으며 살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로부터 정서적인 고립감을 겪었고, 그 후의 이혼까지 그녀의 내면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녀의 모든 사진 작업은 그녀의 개인적인 고통과 심리적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우울증을 앓던 그녀는 1971년 7월 26일, 48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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